[CES 2026]전시의 문법이 바뀐다...'보여주기' 대신 '맥락을 강조하는 한국 대표 테크 기업의 1등 전략
대형 부스 대신 '맥락'과 '깊이'로 승부하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더 이상 하나의 정해진 무대에 의존하지 않는다.
애플은 자사 키노트라는 완결된 세계관 속에서 신제품을 공개하고, 구글은 Google I/O를 통해 개발자와 생태계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설계한다. 메타와 아마존 역시 각자의 채널과 맥락에 맞춰 기술과 비전을 전달한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어디서 발표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도달하느냐다.
이러한 변화가 개념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왔음을, 필자는 CES2026 현장에 직접 서서 분명히 체감할 수 있었다. 단순히 전시물을 둘러보는 관람객의 시선이 아니라, 공간의 구성, 동선, 관계자들의 설명 방식 하나하나에서 전시 자체가 하나의 전략 메시지로 작동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삼성전자: 프라이빗 공간에서 '깊이'를 선택하다
삼성전자의 선택은 현장에서 가장 분명하게 체감된 변화였다.
다수의 글로벌 매체가 보도했듯,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대형 메인 부스 대신 시내 호텔을 중심으로 한 프라이빗 전시를 운영했다. 직접 방문해 보니, 그 공간은 붐비는 전시장과는 전혀 다른 공기를 갖고 있었다. 관람객 수는 제한적이었지만, 대신 대화는 깊었고 설명은 정제되어 있었다. 관계자들은 기술을 ‘보여주기’보다, 왜 이 기술이 지금 필요한지를 이해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현대차그룹: '레디(Ready)' 상태를 시각화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시 역시 현장에서 직접 보고 나서야 그 의도가 명확해졌다. 여러 해외 테크 미디어가 지적했듯,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자동차 제조사의 정체성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시장 한가운데에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 배치되어 있었고, 차량은 자연스럽게 그 주변에 놓여 있었다. 이는 단순한 콘셉트 전시라기보다, 불확실한 미래를 전제로 끊임없이 준비하는 ‘레디(Ready)’ 상태를 시각화한 공간에 가까웠다. 현장에서 느껴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우리는 이미 다음 단계를 연습하고 있다.”

LG전자: 경험과 공감으로 대중과 대화하다
LG전자의 전시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인상적이었다. 삼성전자가 빠진 LVCC의 주요 공간을 채운 LG전자는, 다수 언론이 표현했듯 ‘대중과 가장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기업’에 가까웠다. 현장에서 관람객들의 반응을 지켜보면, 기술 설명 이전에 경험과 공감이 먼저 전달되고 있었다. 복잡한 설명 없이도 관람객이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유도하는 전시 구성은, 단순한 제품 쇼케이스와는 분명히 달랐다.
규모에서 맥락으로: 전시 전략의 패러다임 전환

이 세 기업의 전시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느낀 공통점은 분명하다. 이제 전시는 규모의 경쟁이 아니다. 누구에게, 어떤 맥락으로, 얼마나 깊이 전달하느냐의 문제다. 이는 마케팅의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가 전시 전략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전시와 마케팅의 경계는 더욱 흐려질 것이다. 현장에서 체감한 바로는, 대형 무대에서의 일방적 메시지보다 짧고 선명하며 상황에 맞게 소비되는 커뮤니케이션이 주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마치 인스타그램 스토리처럼 빠르게 생성되고 사라지지만, 정확한 대상에게는 강하게 남는 방식이다.
CES 2026은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현장에서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