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슈퍼볼 광고 전쟁에 본격 뛰어들다

올해 슈퍼볼에서 제약사 광고가 눈에 띄게 늘었지만, 규제 강화가 이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슈퍼볼(Super Bowl) 광고 시간만큼 화려함과 임팩트를 동시에 추구하는 무대는 없다. 올해는 빅파마(Big Pharma,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통칭하는 업계 용어)가 그 무대의 주인공으로 나섰다.

물론 제약사의 슈퍼볼 광고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힘스앤허스(Hims & Hers, 미국 원격의료·헬스케어 플랫폼)의 논란 광고가 의원들과 보건 전문가들로부터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 미국 식품의약국) 광고 철회 요청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2026년은 일요일 경기가 보여주듯 'GLP-1의 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GLP-1(Glucagon-Like Peptide-1,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체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 기능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GLP-1 수용체 작용제(receptor agonist)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출발했으나,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 혁명'을 이끌고 있다.

GLP-1 열풍, 슈퍼볼을 점령하다

일라이 릴리(Eli Lilly,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본사의 글로벌 제약사)는 프리게임(pregame, 경기 전) 슬롯을 확보했고,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덴마크 본사 글로벌 제약사로 GLP-1 분야 선두 기업)는 제약사 중 최고가인 2,400만 달러(약 336억 원, 미디어레이더(MediaRadar) 예비 데이터 기준)를 투자해 본게임(in-game) 광고를 집행했다.

원격의료 플랫폼 로(Ro,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는 GLP-1 브랜드 앰버서더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 전 세계 랭킹 1위 테니스 선수)를 다시 내세웠고, 힘스앤허스도 광고를 이어갔다. 노바티스(Novartis, 스위스 바젤 본사 글로벌 제약사)와 베링거 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 독일 본사 글로벌 제약사)도 GLP-1과 무관한 광고를 선보였다.

효과는 있었나?

광고 기술 기업 버브(Verve)의 데이터에 따르면, 경기 당일 노보 노디스크와 힘스는 전월 대비 웹 검색량에서 각각 11.4배, 4.7배의 급증을 기록했다.

TV 데이터 분석 기업 EDO는 슈퍼볼 광고의 소비자 참여도(consumer engagement)를 순위로 매겼는데, 제약 제품 중 유일하게 위고비(Wegovy, 노보 노디스크의 GLP-1 비만 치료제 브랜드)가 상위 10위에 진입했다. 참여도 점수 374점은 슈퍼볼 광고 중간값(median) 대비 374%의 참여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힘스는 225점으로 상위 20위에 올랐다.

EDO는 또한 올 NFL(National Football League, 미국프로풋볼리그) 시즌 전반에 걸쳐 제약 광고가 지난 시즌보다 더 효과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릴리의 GLP-1 제품 젭바운드(Zepbound, 일라이 릴리의 비만·당뇨 치료용 GLP-1 제품) 광고는 일반 제약 광고 대비 519% 더 높은 소비자 참여 유도 효과를 보였으며, 로(Ro)도 246%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디지털 미디어 에이전시 필로(Fyllo)의 파트너 제임스 라멜리(James Ramelli)는 "제약 광고의 '호감도(likeability)'는 여전히 일반 슈퍼볼 광고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TV 광고의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대형 무대의 순간을 측정 가능하고 프라이버시에 안전한(privacy-safe) 후속 조치와 결합하는 브랜드가 승리할 것이며, 화려함에만 의존하는 브랜드는 수익 체감(diminishing returns)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가오는 규제의 그림자

한편 제약 광고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뜨겁다. 노보 노디스크는 2월 5일 FDA로부터 최근 위고비 알약 광고에 "허위 또는 오해를 유발하는(false or misleading)" 주장이 있다는 경고 서한을 받았다. 다만 이는 슈퍼볼에서 방영된 광고와는 별개인 것으로 CNBC가 보도했다. (출처: CNBC)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HHS(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DTC(Direct-to-Consumer, 소비자 직접 대상) 제약 광고 단속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DTC 광고란? 제약사가 의사가 아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처방약을 홍보하는 광고 형태. 전 세계에서 미국과 뉴질랜드만이 DTC 처방약 TV 광고를 허용하고 있어, 미국 제약 광고 시장은 독보적인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Stat(미국 보건·의료 전문 매체) 보도에 따르면, 규제 당국이 이러한 광고의 화려함을 줄이겠다고 밝혔음에도 슈퍼볼만은 사실상 예외로 남아 있었다. 지난해 힘스의 슈퍼볼 광고도 비판을 받았지만 FDA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광고는 그대로 방영됐다. (출처: Stat)

내년 슈퍼볼은 달라질까?

라멜리는 "내년 슈퍼볼의 풍경은 규제 당국이 리니어 TV(linear TV, 실시간 방송되는 전통 지상파·케이블 TV)에서 '공정 균형(fair balance)' 규정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공정 균형(Fair Balance): FDA가 DTC 제약 광고에 요구하는 핵심 원칙으로, 약품의 효능(benefit)과 부작용·위험(risk) 정보를 균형 있게 제시해야 한다는 규정. 슈퍼볼 같은 짧은 TV 광고에서 이 요건을 충족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다.

그는 "브랜드들이 리스크를 분산(hedge)시키면서, 보다 상세한 제품 정보는 CTV(Connected TV,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 TV·스트리밍 기기)나 세컨드 스크린(second-screen, 스마트폰·태블릿 등 보조 화면) 포맷으로 이동시킬 것"이라며, "이러한 플랫폼에서는 법적 고지 사항(disclosures)을 보다 자연스럽게 배치할 수 있고, 소비자도 원할 때 심층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출처

원문: "Big Pharma tackles Super Bowl advertising" — Healthcare Brew, 2026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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